Q. 안녕하세요. 밴드 소개 부탁드립니다.
석민 / 안녕하세요 밴드 피에타입니다. 인터뷰를 계기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.
Q. 피에타가 올해로 벌써 결성 10주년입니다. 감회가 어떠신가요?
승찬 / 찰나의 순간 같으면서도 돌이켜보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. 그 시간을 함께해 준 멤버들과 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.
남훈 / 길고도 짧은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. 길게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아직 짧다고 느껴지는 시간들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.
Q. ‘피에타의 사운드’하면 대중적인 형식을 지키기보다 감정 흐름대로 진행된다는 느낌이 맨 먼저 떠오르는데요. 이런 방식의 음악을 추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.
석민 / 저는 타인으로부터의 공감보다는 스스로의 공감을 우선합니다. 그러다 보면 불편하지만 개인적이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을 대면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. 저희 사운드도 이러한 상황적 모순을 닮는 것 같습니다. 추구했다기보다 그냥 그렇게 되어진다고 느낄 만큼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.
승찬 / 내 음악을 하는 데 있어 내 안에서 나오는 나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하는 건 말하는 나도 그걸 듣는 사람도 괴롭습니다.
그래서 우리의 음악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그건 전혀 아쉽지 않아요.
‘나는 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은 거야’라는 영화 대사를 좋아합니다.
Q. 피에타의 앨범 커버나 영상들을 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검은색이 돋보입니다. 이처럼 시각적 요소가 피에타에게 꽤 비중이 크다고 느끼는데 앨범이나 공연을 만들어갈 때, 이런 시각적인 부분에서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궁금합니다.
석민 / 검정은 백색을 비롯한 어떠한 색보다 더 원초적인, 근원적인 매력이 있습니다. 개인적으로 그 특유의 무드를 좋아하기도 하고 경험상 어두운 상황일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같습니다. 공연을 하다면 ‘잘 안 보여서 불편하다’라는 말을 종종 듣지만 아무래도 포기할 수 없는 고집 중 하나입니다.
승찬 / 저는 공연 때 검은색 옷만 입어요. 그 색이 저를 제일 편하게 해주고 연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. 보는 사람들도 음악에 더 집중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.
남훈 / 저희 멤버들이 가진 각자의 짙은 색깔들이 한데 뒤섞여 응축된 결과물이 블랙입니다. 하지만 그 검은색은 어둠이 아니라, 무대 위에서 빛을 받았을 때 비로소 화이트로 치환된다고 생각합니다. 저희가 가진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고, 그것이 관객에게 닿아 완성되는 그 찰나의 대비를 보여주는 데 지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.
Q. 피에타 분들은 롤링 29주년 기념 공연 <열상>을 시작으로 롤링홀과 연이 닿았고 그 이후로 31주년까지 매년 롤링홀에서 단독 공연을 열고 계십니다. 이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.
석민 / 롤링홀은 항상 아티스트가 편안한 상태로 공연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해주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. 저로서는 이러한 경험들 자체가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.
셈 / 어느 특정 공연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기보단 롤링홀에서 매번 공연 때마다 저희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연출로 맞춰주셔서 매번 공연이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
Q. 피에타의 단독 공연은 간단하지만, 심오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부제들이 눈에 띄는데요. 공연 제목을 정하실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지점은 무엇인가요?
석민 / 저희의 곡들을 닮은, 그 곡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을 쓰는 것 같습니다. 그래서 앨범 명이나 수록곡명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하고 같은 부류의 단어와 어감이 느껴지도록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.
Q. 올해 초에 있었던 롤링 31주년 기념 공연 <나의 종말>에서 ‘향수’, ‘열상’, ‘일식’ 등 미발매 곡들을 여럿 선보이셨는데요. 다가올 피에타 10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미공개 곡을 들을 수 있을까요?
석민 / 새로운 곡은 1곡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그리고 자주 안 했던 초기 몇 곡들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.
Q. 롤링 29주년 기념 공연의 부제이자 피에타 분들이 셋 리스트에 자주 올리는 미발매 곡 ‘열상’. 그 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므로 미발매 곡인데도 불구하고 공연 부제로 사용했다고 느꼈는데, 그 곡에 대한 소회가 궁금합니다.
석민 / 곡은 새롭게 만들어졌을 때만 생생하게 풍겨지는 감정이 있습니다. 그리고 그러한 풋풋한 감정들은 좋건 싫건 다른 형태로 변질됩니다. (꼭 부정적인 변화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.) 다만 그때의 감정을 조금 더 깊게 간직하기 위해서 더 빠르게 더 자주 소비하려는 것 같습니다.
Q. 2023년에 발매된 2집 [동정에 대하여] 이후, 3년간 음원 발매가 없었습니다. 혹시 음원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, 결성 10주년 기념으로 축하 이벤트 같은 게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.
석민 / 이번 포스터는 남훈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특별하죠. 그리고 이번 공연에는 영상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 그 부분도 기대가 됩니다.
남훈 / ‘New day, new opportunity'라는 말을 좋아합니다. 누군가에게는 10주년이 거창한 이 벤트의 기점일지 모르지만, 어쩌면 고집스럽고 진부해 보일지라도 저희는 늘 같은 결의 에너지를 쏟아낼 거라고 생각합니다. 반복되는 일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꾸준함은 피에타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.
Q.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피에타의 결성 초기와 현재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요? (작업 방식의 변화나 음악적 색채의 변화 등)
승찬 /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.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. 그게 피에타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.
Q. 결성된 지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, 피에타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?
석민 / 다음 앨범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연주곡으로만 풀어내는 앨범이나 공연도 욕심이 있습니다.
혹은 기타가 아닌 다른 악기로 편곡의 확장성을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.
승찬 / 지금처럼 계속 가는 것 그 끝에서 후회하지 않는 것
Q.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실까요?
석민 / 이번 공연이 끝나면 아마 앨범 준비를 조금 더 집중적으로 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. 저희를 오래 봐오셨던 분들이라면 느리긴 해도 대략 패턴이 비슷하다고 눈치채셨을 것 같습니다. 저희는 급격한 변화를 크게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요.
승찬 / 다음 앨범을 준비할 예정입니다. 지난 앨범들을 돌아보면 항상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요. 다음 앨범도 훗날 돌아봤을 때 아쉬운 부분들이 있겠지만 지금의 내가 만족할 만한 앨범을 만들고 싶습니다.
현재의 나와 피에타를 기록해 남기고 싶습니다.
남훈 /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, 피에타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를 묵묵히 지속해 나가는 것에 집중하려 합니다.
셈 / 공연, 앨범 발매 등 형들의 계획과 진행해오던 방식이 좋고 신뢰를 하고 있기에 가고자 하는 방향에 변함없이 힘을 합칠 뿐입니다.
'변함없이 앞으로의 여러가지 일들을 해 나가겠다' 정도가 되겠네요
Q. 공연을 보러 오는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.
석민 / 10주년 참 긴 시간이지만 또 야속할 만큼 빠른 시간이었습니다. 늘 기억해 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.
승찬 /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마음을 내어 주는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. 과분한 발걸음에 항상 감사드립니다.
남훈 /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공연을 보는 걸 즐기지 않아서인지 저희 공연을 보러 오셨던, 보러 오시는 분들의 기분이나 마음을 깊게 이해하거나 공감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. 다만 저에겐 쉽지 않을 발걸음을 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고,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. 감사합니다.
셈 /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동과 만족 즐거움 모든 걸 드리기 위해 항상 신경 쓰겠습니다 더 오래 뵙길 바랍니다.